2016-11-17

4차 산업혁명

Korean Reading Material #3 for Advanced Korean Learners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만능해결사 못돼
사회양극화·인간소외 문제에 대비해야

다보스라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 최고의 화두가 돼버렸다. ICT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모바일·로봇·드론이 세상의 모든 것을 네트워크로 연결시켜주는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위력은 빅데이터와 딥러닝으로 무장한 '알파고' 덕분에 확실하게 확인했고, 모바일의 위력도 충분히 경험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의 장밋빛 청사진보다 현재의 교육이 무용지물이 되고,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위협적인 주장이 많은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기계화(1784)와 대량생산(1870)의 직접적인 영향은 생산현장에 한정된 것이었다. 물론 그런 변화만으로도 인류 문명 전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농경과 목축에 의존하던 인류가 대도시로 몰려들었고, 소비가 미덕이라는 전대미문의 구호도 등장했다. 엄청난 부를 축적한 선진국도 등장했지만 많은 국가들이 식민지의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인류는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안전하고, 풍요롭고, 민주화 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1969년에 정보화를 기반으로 시작된 3차 산업혁명 경우에는 사정이 달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직접 소비자의 품을 파고들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일상화 되었고, 휴대폰과 SNS가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사회적 소통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거대한 규모의 닷컴 기업이 등장했다. 개방·혁신·효율로 상징되는 SNS가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지구촌이 하나라는 세계화·시장경제·자유무역의 거센 열풍도 시작되었다. 비록 대중문화에 한정된 것이지만 뜨거운 한류의 열풍도 정보화의 산물이다.

ICT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은 훨씬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의 변화는 이미 '인더스트리 4.0'의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생산기기와 제품을 IoT로 연결함으로써 제조 과정 전체를 자동화·최적화한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가 목표다. 단순한 노동력보다 창의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 이제 값싼 노동력 기반의 경쟁력을 고집하는 사회는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인더스트리 4.0의 구현에 성공하는 사회가 미래의 선진국이 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구조의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일상생활도 적지 않게 변화할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다양한 로봇과 드론의 출현은 기정사실이다. 고령화 사회에 큰 역할을 할 휴머노이드도 속속 개발되고 있고, 원격으로 조정하는 가전제품으로 채워진 스마트 홈도 실현단계에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스마트 고속도로의 혼잡과 정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확인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이제는 인간이 로봇과 대화를 해야 하고,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계들이 서로 대화하는 놀라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만들어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는 당연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세상에서의 삶이 모험적이고 신선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새로운 세상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을 수는 없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4차 산업혁명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 가져다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으로도 빈부의 격차와 지역·세대·인종·종교·이념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인조인간과 빅데이터가 사회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그림자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인더스트리 4.0에 적응하지 못한 사회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도 재앙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인간 소외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누구나 기적같은 창조적 기술을 개발하고 즐기는 창의적 인재가 될 수는 없다. 평범한 사람들도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하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출처: 디지털 타임스

2016-11-16

셀카, 셀카봉 그리고 SNS

Korean Reading Material #2 for Korean Learners (Intermediate)

셀카, 셀카봉 그리고 SNS

스마트폰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새롭거나 의미 있는 순간을 만나면 당연한 듯 자신의 모습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놀이공원에 놀러 간 학생들부터 국제 행사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까지 남녀노소 신분과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나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는다. 젊은이들은 흔히 '셀카'를 찍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셀프 카메라(self camera)'의 줄임말이다. 영어로는 '셀피(selfie)'라고 하는데 이런 신조어들이 나타날 정도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찍는 현상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셀카 사진은 문자와는 다른 메시지 전달력으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하루 평균 7,000만 장의 사진이 게시되고 있는데, 친분이 없는 사람들도 관심사가 같으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어 점점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소셜미디어 속 사진들은 스마트 시대의 가장 강력한 사회적 소통 수단, 즉 또 하나의 '언어'가 되고 있다.
긴 막대기 끝에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달아 셀카를 쉽게 찍을 수 있게 해 주는 기구인 '셀카봉'은 스마트폰이 낳은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셀카봉은 1925년에 개발되었다고 하지만, 그 당시 카메라들은 너무 무거워 셀카봉에 장착하기 힘들었고, 결국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2014년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셀카 붐이 일면서 셀카봉은 많은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셀카 열풍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사생활 노출로 피해를 입거나 사진 촬영에 지나치게 몰입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몇 달 전 페루의 한 폭포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이 셀카를 촬영하다가 떨어져 사망하기도 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법이다. 그러나 셀카는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열풍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듯하다.


Vocabulary
- 셀카: selfie
- 셀카봉: selfie stick
- 남녀노소: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젊은이란 뜻으로, 모든 사람을 이르는 말
- 열풍: 매우 세차게 일어나는 기운이나 기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붐이 일다: 어떤 사회 현상이 갑작스레 유행하거나 번성하다
- 사그라들다: 삭아서 없어져 가다



출처: 중학 독서평설 11월호(VOL.275)

2016-11-13

헬조선, 대한민국의 현주소?

Reading Material #1 for Korean Learners (Intermediate)


헬조선, 대한민국의 현주소?

요즘 어딜 가든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헬조선'이다. 헬조선은 우리나라의 옛 이름인 '조선'에 지옥이란 뜻의 영어 단어 '헬(hell)'을 붙인 합성어이다. 풀이를 하자면 '지옥 같은 대한민국'인데, 왜 '헬대한민국'이 아닌 '헬조선'일까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석을 한다. 조선시대에는 지금과 달리 신분제 사회였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재산이나 소득에 따라 사람들의 삶이 나뉘고,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삶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는 세상. 그것이 바로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이렇게 갑갑한 신분 사회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심각한 '양극화'에서 찾는다. 양극화란 서로 다른 집단이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진다는 뜻이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면 사회적인 양극화까지 나타난다. 돈이 많은 사람과 돈이 없는 사람 사이에 벽이 생긴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이 벽이 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견고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족하지 않은 형편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기대해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 말이 옛말이 되어 버린 듯하다.
특히 소득에 따라 교육비 지출에 큰 차이를 보인다. 통계청이 조사한 올해 1분기 고소득 계층의 교육비 지출은 66만 5,461원이다. 반면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은 8만 3,297원으로 무려 8배나 차이가 난다. 이러한 교육비 지출 격차가 학력 차이로 이어지고, 그것이 빈부 격차로 이어지면서 부도 가난도 대물림되는 사회가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양극화된 헬조선 사회에서는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고, 사회 통합은 그림의 떡일지도 모른다.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처럼 쓰이는 지금, '헤븐(heaven)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국가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좋은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 나가야 한다. 특히 교육으로 인한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복지 혜택을 늘리고,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희망과 행복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교육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질 때, 개천에서도 용이 나는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Vocabulary
- 신조어: 새로 생긴 말
- 개천: 시내보다는 크지만 강보다는 작은 물줄기
- 분기: 일 년을 4등분 한 3개월씩의 기간 (1분기: 일 년 중 첫 3개월)
- 풍족하다: 매우 넉넉하여 부족함이 없다
- 대물림: 사물이나 가업 따위를 후대의 자손에게 남겨 주어 자손이 그것을 이어 나감
- 마련하다: 갖추다


Proverb
- 개천에서 용난다
: 가난한 부모에게서 훌륭한 인물이 남
- 그림의 떡
: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이용할 수 없음


출처: 초등 독서평설 11월호 (VOL.132)